2. 최근 사건의 개요


2-1. 최근 사건의 개요

2018년 10월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의 사진 한 장이 온라인 상에 퍼지기 시작했다. 2018년 공개된 유튜브 프리미엄 시리즈 〈번 더 스테이지 (Burn the Stage)〉 방영 분에서 캡처 된 사진 속의 지민은 1945년 8월 9일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후 생겨난 버섯구름이 찍힌 항공사진이 그려진 상의를 입고 있었다. 해당 이미지와 곁들여진 문구에는 “Patriotism” (애국), “Our History” (우리의 역사), “Liberation” (광복), “Korea” 등이 쓰여있었으며 제2차 세계 대전 종전과 함께 일제강점으로부터의 해방을 경축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포함되어 있었다. 티셔츠의 디자인이 논란의 소지가 된 것뿐만 아니라, 인기와 위상을 가진 아이돌이 이 의상을 착용함으로써 끼치는 영향력에 대해서까지도 논쟁의 대상으로 확대 되었다.

방탄소년단은 일본에서 날로 높아지는 인기 속에서 11월 7일 일본 신규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었고 2018년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일본에서 이어질 공연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었다. 이미 여러 일본 방송 출연 일정이 잡혀 있었고 거의 전례가 없다시피한 연말 인기 프로그램 NHK <홍백가합전> 출연이 성사되었다는 소문까지 들렸다.

한편 10월 30일 한국 대법원에서의 판결로 한일관계의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해당 판결은 일본의 철강 기업인 신일철주금에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강제징용을 당한 피해자 4인에게 각 1억원을 배상하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티셔츠 사진이 더욱 확산되고 논란이 길어지며 한일 양국의 민족주의 성향의 국민, 대중음악 팬 외 한일관계에 관심이 있는 많은 이들까지도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이슈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뉴스 등 언론 매체에까지 닿게 되었다.

10월 말, 해외 국제 뉴스, 가십, 연예 관련 매체 등에서 수많은 기사가 쏟아져 나왔으나 각 기사의 질과 정확성은 제각각이었고 대부분 대법원 판결에 대한 뉴스와 연결 지어 추가적인 이슈로 덧붙여 보도했다.  잇따른 뉴스 보도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논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10월 28일에서 11월 4일 사이에는 관련 영문 검색 조회수가 4배로 치솟았다.1

논란이 점점 확대 되던 중, 11월 9일로 예정되어 있던 일본의 인기 방송 프로그램 <뮤직 스테이션>의 출연 취소가 공식적으로 발표되었으며 NHK <홍백가합전>에 출연한다는 소문은 단숨에 일축되었다. <뮤직 스테이션> 출연 취소의 표면적인 이유는 바로 지민이 입은 티셔츠였다.

지민이 그 티셔츠를 입은 의도, 당사자와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과실 여부, 그리고 팬과 안티팬의 행동과 말까지, 모든 것이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논란은 결국 제2차 세계 대전(일제강점기)이 현재까지 드리운 그림자, 그 상처에 대한 이야기로 확대되었고 대중들이 당시 정부와 개인의 책임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동안 또 다른 논란의 소지가 있는 사진이 유포되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는 방탄소년단 멤버 RM이 2014년 잡지 《쎄씨》 화보 촬영 중 나치 SS해골부대 상징 문양의 장식이 달린 모자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또 하나는 2015년 빅히트가 방탄소년단의 포토북 홍보를 위하여 트위터에 올린 사진으로, 베를린 ‘홀로코스트 기념관’이라고도 불리는 〈유대인 학살 추모 공원〉에서 촬영된 사진이었다. 그 외에도 작년 9월 방탄소년단이 서태지의 25주년 콘서트에서 깃발을 흔드는 장면에서의 깃발 문양이 하켄크로이츠 문양과 묘하게 비슷하다는 의심을 샀다. 티셔츠 논란으로 이미 한껏 달궈진 판에 드러난 이번 건은 전보다 더 빠르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11월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시몬 비젠탈 센터는 빅히트와 방탄소년단이 “과거를 조롱했다”며 비판하는 동시에 원폭 피해자들 및 일본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해당 입장문은 대부분 소셜 미디어에서 떠돌던 정보에 근거한 내용으로 사실뿐이 아닌 오해에 기반한 주장이 섞여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을 통해 널리 보도됐다.

11월 13일, 빅히트는 나치즘이나 전체주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그런 사상을 전혀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공식 사과가 담긴 입장문2을 발표했다. 명확하게는 “원폭 피해자 분들”과 “과거 나치로 인해 피해를 입으셨던 분들”께 “당사 아티스트가 원폭 이미지와 연계되어 있는 모습에 불편함을 느끼셨을 수 있었던 점”과 “나치 이미지와 연계되어 있는 모습에 불편함을 느끼셨을 수 있었던 점”에 대해 사과를 전했다.

아티스트의 의상 착용에 관한 책임은 전적으로 소속사에 있으며 앞으로는 “세부적인 부분까지 세심하게 살펴, 저희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는 분들이 없도록 더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한 시몬 비젠탈 센터와 한일 양국의 원폭피해자협회 관계자와 접촉하여 상황을 설명하고 직접 사과를 진행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차후 관련 단체들이 추가적으로 입장을 내놓으며 말을 덧붙이기는 했지만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입장문 발표로 정점을 찍은 이후 논란은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이후 몇 주간 뉴스 매체의 관심도와 관련 검색어의 조회수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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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NOTES

  1. 출처는 “BTS,” “Jimin,” “Shirt”를 검색어로 한 구글 트렌드 분석 기록
  2. 부록 7-1에 입장문에 대한 우리의 분석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