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최근 사건의 개요


2-2. 주장과 그에 대한 조사

이 섹션에서 우리는 최근 논란 속 방탄소년단에게 가해진 비판을 하나씩 열거했다. 이는 문제가 된 티셔츠를 입은 것에 대한 비난뿐만 아니라 ‘시몬 비젠탈 센터(Simon Wiesenthal Center)’가 문제를 제기한 ‘역사에 대한 무신경함’도 포함한다.

그 후 각 문제의 배경을 설명함으로써 독자들이 이 논란의 맥락에 대해 더 온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시몬 비젠탈 센터 성명문

11월 11일 오후 (미 동부 표준시) 시몬 비젠탈 센터가 게재한 한 성명문으로 인해 논란은 상당한 규모로 확대되었다 (SWC, 2018 [20]). “한국 유명 그룹, 원폭 피해자 조롱 티셔츠로 일본 공연 취소, 나치 SS(슈츠슈타펠) 해골문양이 들어간 옷 착용, 콘서트에서 나치를 연상시키는 깃발을 흔든 경우도”라는 제목의 이 성명문에서 부소장인 랍비 에이브러햄 쿠퍼(Abraham Cooper)는 “나가사키에 원폭투하의 희생자들을 비웃는 티셔츠를 착용한 행동은 이들이 과거를 조롱하는 행적들 중 가장 최근 경우일 뿐이다.”라 말하며 방탄소년단의 멤버가 2015년 화보 촬영 중 착용한 나치 문양이 박힌 모자를 쓴 것을 지적했다. 쿠퍼는 “(모자를 착용한 것은) 결과적으로는… 한국과 세계의 젊은 세대가 편견과 편협함을 ‘멋’으로 인식하도록 만들고 역사의 가르침을 망각하도록 하는 것이다. (중략) 이 그룹의 커리어를 고안하고 홍보하는 담당자는 과거의 기억을 폄하하는데에 너무도 익숙해보인다 (SWC, 2018 [20])”고 기재했다.

또한 시몬 비젠탈 센터는 콘서트에서 방탄소년단이 흔든 깃발이 “나치의 스와스티카 문양과 불가사의할 정도로 비슷하다”며 트위터상에 업로드된 일본 자막이 포함된 비디오 (SWC, 2018 [20])를 직접 인용했다. 해당 영상들은 2018년 11월 생성된 ‘TAro’라는 일본 트위터 계정이 업로드한 영상들이었으며 이 계정은 논란이 잠잠해진 이후에 바로 비활성화되었다. ‘TAro’는 사라지기 전까지 총 아홉 개의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었으며 그 중에는 일본 성형외과의인 타카스 카츠야(高須克弥)의 계정도 포함되어있었다. 타카스는 나치 지지자이자 난징 대학살을 부정하는 인사로서, 2017년에 시몬 비젠탈 센터가 미국성형외과학회(American Academy of Cosmetic Surgeons)에서 제명하고자 서한을 보낸 바로 그 인물이다 (SWC, 2017 [21]).

Simon Wiesenthal Center tweet


사진 1: 시몬 위젠텔 센터(2017).[타카스 카츠야의 트위터와 번역문] 출처 http://www.wiesenthal.com/site/apps/nlnet/content.aspx?c=lsKWLbPJLnF&b=8776547&ct=15007267&notoc=1

시몬 비젠탈 센터가 성명문을 발표한  이후 ABS-CBN (ABS-CBN, 2018 [1])과 ≪더 선(The Sun)≫ (du Cann, 2018 [5]). ≪코리아 타임스(The Korea Times)≫ (Lee, 2018 [11]), ≪가디언(The Guardian)≫ (McCurry, 2018 [15])을 비롯한 다수의 국제 언론사에서 해당 이야기와 방탄소년단에 대한 센터의 규탄 사항을 포착해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해당 내용에 대한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보도되었으며 본 논란이 불거진 직접적 전후 배경인 근·현대 한일관계에 대한 상세한 이해도 부재했다. 아래에서 우리는 센터가 지적한 각 사항에 대한 사실적 정확성을 짚어봄과 동시에 언론 매체가 본 사항을 어떻게 접했는지, 또 어떻게 보도했는지를 살펴보려 한다. 방탄소년단의 과거 선택과 뉴스 매체의 잘못된 보도 방식을 살펴봄으로써 국제적인 상호작용에서 올바른 길을 찾아가는 데에 문화적 민감성이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본 섹션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러한 문화적 인식에 대해서 우리가 배울 점을 다루었다.

티셔츠


사진 2: Allkpop (2018) [ OurHistory 티셔츠를 착용한 지민의 클로즈업 샷 캡처본]  출처 https://www.allkpop.com/article/2018/11/designer-of-the-controversial-shirt-that-jimin-wore-speaks-up-about-the-issues-on-the-atomic-bomb-photo-and-more.

해당 티셔츠는 2017년 여름 유튜브 프리미엄 시리즈인 <번 더 스테이지 (Burn the Stage)>촬영 당시 지민이 착용한 옷이다. 티셔츠의 디자이너인 이광재 씨에 따르면 티셔츠는 “한국의 역사를 스트리트웨어와 결합함으로서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 알리기 위해서였으며……원폭 이미지를 넣은 것은 피해자들을 조롱하기 위함이 아닌 대한민국 광복의 순간을 보이기 위함” (Lew, 2018 [12])이었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논란이 인 이후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고 “의상 자체가 원폭 피해자 분들에게 상처를 드릴 목적으로 제작된 의상이 아니”며, 티셔츠 착용 또한 “일체의 의도가 없었다”고 밝혔다. 뒤이어 빅히트는 “충분한 검수를 못하여 당사의 아티스트가 착용하게 됨”을 사과했다 (Big Hit, 2018 [2]). 또한 빅히트의 대표단은 합천에 위치한 한국 원폭피해자협회와 일본의 원폭피해자협회 양측을 직접 방문하여 사과를 전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피해자들의 의견과 관점을 경청하는 시간을 가졌다 (Shin, 2018 [19]).  

깃발


사진 3: Theqoo.net (2018) [ <서태지 25: 타임트래블러> DVD 중 캡처]  출처  https://theqoo.net/square/920160218

시몬 비젠탈 센터가 주장한 바와 다르게 깃발이 사용된 공연은 방탄소년단 콘서트가 아닌, 2017년 9월에 올린 서태지의 25주년 기념 콘서트였다. 방탄소년단이 사회 이슈를 다루는 음악으로 유명한 것과 같이 서태지는 정부와 사회 문제를 비판하는 음악을 만든 선구자로 널리 칭송받는 아티스트다 (Chang, 2017 [4]).  해당 콘서트에서 방탄소년단은 1995년에 국내에서 크게 흥행한 노래 <교실 이데아>를 공연했다. 무대에서 멤버들은 교복을 입고 붉은 깃발을 흔들었으며 서태지는 로고가 걸린 교단 위에서 노래를 불렀다1. 다수의 요소로 인해 매우 어둡고 억압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었으며 이는 <교실 이데아>가 담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Herman, 2017 [9]). <교실 이데아>는 1990년대의 억압적이고 계층적인 한국 교육제도에 대한 노골적이고도 신랄한 비판이었으며 가사를 통해 학생들에게 가해지는 ‘공부 잘하라’는 사회의 압박을 폭로했다 (Mitchell, 2002 [17]). 2017년 퍼포먼스의 전신이 된 1995년 공연은 이러한 시각적, 창의적인 요소를 무대로 그대로 가져와 학생들의 자유를 억압하는 학교에 대한 통렬한 풍자와 비판을 보여주었으며 90년대 대한민국 수백만의 청년들로부터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 바 있다 (Mendez, 2017 [16]).



사진 4: Theqoo.net (2018) [ <서태지 25: 타임트래블러> DVD 중 캡처]  출처  https://theqoo.net/square/920160218


사진 5: Theqoo.net (2018) [서태지 공연에 사용된 깃발 디자인] 출처 https://theqoo.net/square/920160218

붉은 깃발 안의 문양은 백색 원 안에 시계와 학교, 서태지와 방탄소년단이 착용한 것과 같은 교복을 합친 로고이다. 이 깃발과 나치 체제가 사용한 스와스티카 깃발 사이의 유사한 점은 붉은 배경 가운데에 백색 원이 있다는 것 하나뿐이다. 또한, 해당 곡과 공연에서 서태지의 메시지는 나치 찬양과는 일말의 관련도 없을뿐더러,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모든 시스템을 폭로하며 자유를 위해 싸운다’는 명확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

또한 흑·백·적색 문양을 충분한 근거 없이 스와스티카 문양과 동일하다 비교하는 것은 홀로코스트 역사 보존의 목표에 중대한 위해를 가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미국 반명예훼손연맹 (Anti-Defamation League)의 조너선 그린블랫 대표는 “이러한 부적절한 비교는 인류 역사에 다시 없었던 비극적 사건을 비하하는 것과 같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바 있다 (Malloy, 2017 [14]).

모자

2014년 10월, 한국의 패션지인 ≪쎄씨≫는 출간 20년을 기념해 “Boy, Turn Up the Music”이라는 제목의 화보의 일환으로 방탄소년단의 사진을 실었다. 방탄소년단의 리더인 RM이 독일의 슈츠슈타펠(Schutzstaffel) 상징이 들어간 모자를 쓴 사진이 찍힌 것이 바로 이 화보였다. 이 모자도 마찬가지로 세계 팬들의 비판의 대상이 되었으며, ≪쎄씨≫측에서는 현재까지도 아무런 입장문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해당 모자에 대한 시몬 비젠탈 센터의 성명문은 정확히 다음과 같다.
“그룹의 멤버들은 나치 SS의 해골 로고가 들어간 모자를 쓰고 화보를 찍었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은 모자를 쓰고 화보를 촬영한 멤버는 RM 한 명뿐이며 그렇게 촬영된 사진은 수 장중 단 한 장뿐이었다는 것과, 전체적인 화보의 콘셉트도 나치즘과는 일절 관련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미 언급된 것처럼 해당 화보는 ≪쎄씨≫의 창간 20주년 기념 화보였다. RM을 포함해서 방탄소년단이 등장한 다른 사진은 해당 모자나 나치 아이콘을 전혀 포함하지 않았다.



사진 6: Seoulbeats (2014) [방탄소년단 김남준이 독일 SS 문양이 들어간 모자를 쓴 화보 사진] 출처 http://seoulbeats.com/2014/09/dont-need-hugo-already-boss-south-korean-nazi-chic/.

위의 비난에 관련해 해당 화보의 스타일리스트이자 모자의 소유자로 화보에 실린 김 욱 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본인의 모자가 아니며 아티스트의 소장품도 아니었다. 상황을 추측해보건대 당시 스튜디오에 있었던 소품을 그냥 쓴 것 같다”라 말했다 (Hong, 2018 [10]). 빅히트의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런 정황이나 의도를 잘 볼 수 있으나, 빅히트는 “당사가 사전에 충분한 검수를 하지 못해 당사의 아티스트가 의상과 소품을 착용하게 된”점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진다고 말했으며 “의도하지 않게 상처를 드릴 수 있었던 점은 물론, 당사 아티스트가 원폭 이미지와 연계되어 있는 모습에 불편함을 느끼셨을 수 있었던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Big Hit, 2018 [2])”고 말했다.  

화보


사진 7: Seoulbeats (2015)  [방탄소년단의 슈가와 김남준이 ‘학살된 유럽 유대인을 위한 기념물’ 앞에서 찍은 화보사진] 출처http://seoulbeats.com/2015/01/bts-holocaust-memorial-im-not-letting-go/

시몬 비젠탈 센터의 성명문에는 직접적으로 포함되어있지 않았으나 방탄소년단이 과거에 ‘학살된 유럽 유대인을 위한 기념물’에서 찍은 화보도 문제로 대두되었다. 이 사진들은 2014 여름에 촬영되었으며 2015초 포토북 형태로 공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촬영 이미지의 프리뷰본 공개 후 곧 촬영장소를 알아낸 팬들은 빅히트에 연락을 취해 촬영장소의 문제점에 대해 설명했다. 그 조치로 빅히트는 모든 관련 트윗을 내렸으며 해당 사진은 포토북에서도 제외되었다.

또한 이 기념비를 둘러싼 논쟁과 담론에 대해 살펴보는 것도 유의미하다. 이 유대인 기념물이 희생당한 유대인 피해자들을 엄숙하게 추모하기 위한 공간으로서 과연 적절한가 하는 비판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비판 가운데는 기념물이 기념물이라고 말해주는 표지판도 하나 없이 너무 불분명하다는 의견도 있었고 (Brody, 2012 [3]), 독일 아티스트인 샤하크 샤피라는 유대인 기념비가 관광객 사진의 뒷배경으로 전락하는 실정을 담은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Oltermann, 2017 [18]). 이러한 비판에 대해 기념물의 설계자인 피터 아이젠만(Peter Eisenman)은 “사람들은 들판에서 소풍을 할 것이다. 아이들은 술래잡기를 할 것이다. 패션모델이 그곳에서 포즈를 취할 수도 있고 혹자는 영화를 찍을 수도 있다. 스파이들이 이곳에서 총싸움을 하는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여기에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이곳은 어떤 신성한 장소가 아니다” (Hawley, 2005 [7]) 라고 대답했다. 물론 이러한 비판들이 해당 장소에서 화보를 촬영한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것은 아니다. 빅히트 또한 관련 사진들을 모든 소셜 미디어 계정에서 삭제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재킷


사진 8: TVBS 뉴스 (2018) [방탄소년단의 김남준이 버섯구름 묘사 이미지가 들어간 재킷을 입은 사진 (캡처)] 출처 https://news.tvbs.com.tw/entertainment/1027810.

이번 논란이 불거지면서 또 다른 사진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는 방탄소년단의 한 멤버가 입고 있던 버섯구름의 사진이 인쇄된 재킷 사진이었다. 이 재킷은 2015년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 콘서트에서 상영된 VCR 영상에서는 RM이 입었던 의상이다. VCR 영상은 콘서트에 방영되기 때문에 해당 자켓은 올해 전까지는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다. 이 옷에 관해서 방탄소년단이나 빅히트는 모두 사과한 전적은 없으며 해당 장면도 영상에 아직 포함되어있다.  



사진 9: Hypebeast (2015)  [방탄소년단의 김남준이 입은 자켓 사진이 담긴 ‘안티매터’ 브랜드의  2015 F/F “SCARED” 룩북] 출처 https://hypebeast.com/2015/9/antimatter-2015-fall-winter-scared-lookbook.

본 재킷은 한국 패션 브랜드인 ‘안티매터’의 2015년 F/W ‘SCARED’ 컬렉션의 일부다. 컬렉션의 룩북에는 “패배에 대한 공포, 전쟁에 대한 공포, 맹수에 대한 공포, 신에 대한 공포, 죽음에 대한 공포들을 살해함을 뜻함”이라 기술되어있다 (Fox, 2015 [6]). 앞서 3-12장에서도 언급되었듯, 일본의 매체, 주로 우익매체들은 RM이 해당 자켓을 입고 있는 사진을 방탄소년단과 빅히트가 원폭 피해자들에 대해서 시종일관 무신경한 태도를 보여왔다는 주장의 증거물로 썼다. 하지만 이 짧은 영상에는 재킷의 윗부분만이 등장할 뿐, 큰 글씨로 ‘ANTI’가 쓰여진 밑 부분은 나오지 않는다. 컬렉션 룩북의 설명에 의하면 재킷은 전쟁 의식에 대한 ‘반 공포’를 뜻한다.

끝맺는 말 – 문화 인식의 중요성에 대해

앞서 보았던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점차 세계화되어가는 현대 사회에서 문화적 민감성이 갖는 중요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방탄소년단과 빅히트가 과거에 했던 선택을 세계가 주시하게 되면서 빅히트는 매 선택을 문화 의식을 가지고 고려하지 못한 과오를 인정했으며 의도치 않게 상처를 입었을 피해자들에게 사과해야 했다.

그러나 반대로 시몬 비젠탈 센터와 다수의 매체가 일말의 상관이 없는 고유의 공연을 문화 ·역사적 맥락 없이 ‘나치’라고 섣불리 낙인 찍는 사태를 보면서, 우리는 문화적 둔감성에서 비롯되어 잘못된 정보에 근거를 둔 비판이 순식간에 확산되는 모습도 보았다. 논란의 모든 주체가 연루된 유감스러운 실수는 우리에게 보편적인 경보를 울리고 있으며, 세계 시민으로서 우리가 가져야 할 문화 의식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서 보여주고 있다. 또한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역사와 문화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려 노력하면 누구든 충분히 배우고 성숙할 수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또한 이 기회를 통해 우리는 역사·문화 교육의 간극도 인식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국가의 문화나 역사는 상대적으로 경시되거나 체계적으로 교육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홀로코스트가 문화에 끼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동아시아의 여러 국가에서는 유대인 학살 사건이 교육 제도 안에서 강조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교육 과정을 통한 적절한 교육 자체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많다.

홀로코스트에 대한 교육 및 역사적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에 따라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홀로코스트 역사에 대한 양면성도 관찰된다. 나치 제복과 같은 것을 ‘나치-시크’, 혹은 ‘스와스티카와이’라 부르며 오용하는 일본의 패션 트렌드가 캄보디아,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일본과 여타 국가에서 유행한 현상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Hay, 2015 [8]). ≪타임≫과 같은 매체는 한국, 일본, 중국, 특히 태국 (태국에는 히틀러의 이름을 본뜬 술집이나 나치에게서 영감을 받은 착장이 십 대 사이에서 유행하기도 했다) 에서 나치와 연관된 소품이나 아돌프 히틀러에 매료되는 현상을 보도했다 (MacIntyre, 2000 [13]).

홀로코스트에 대한 아시아권 국가의 인식 부족은 반대로 일본 제국주의가 근대 아시아 역사에 미친 영향과 규모, 그리고 일본이 제 2차 세계 대전 시기에 태평양국가에서 자행한 잔학행위들에 대한 서양 대중의 무지와 비교할 수 있다.

아시아의 역사에 대해 알지 못한 상태로 서양 대중 및 브랜드는 일본의 욱일기 문양을 별다른 의식 없이 소비하기도 한다. 과거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다수의 아시아 국가에서 욱일기는 일본 제국이 자행했던 잔혹한 전쟁 범죄의 역사와 동일시된다. 스와스티카 문양 사용이 나치 정권의 피해자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초래하는 것만큼이나 욱일기 문양의 일반화도 일본 제국주의의 피해자들에게는 큰 고통이며 모욕을 불러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제국주의의 역사·문화적 영향이 서구권에서는 제한적이었던 탓에 서양의 일반 대중은 이러한 역사의 이면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는 이렇게 상이한 문화적 경험을 낳는 각 국가/지역의 현실적 환경과 한계에 대해 숙고해봄으로써 보다 건설적으로  문화적 이해력을 함양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개선과 발전의 첫걸음은 현재의 처한 현실을 바로 마주하고 지난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다. 빅히트는 “앞으로 다양한 사회·역사·문화적 배경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소속사 및 소속 아티스트들이 활동하는 세부적인 부분까지 살펴, 마음의 상처를 받는 분들이 없도록 더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Big Hit, 2018  [2]). 반면 시몬 비젠탈 센터는 아직 허위 정보에 기반한 과거 비난을 인정하거나 수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피드백의 부재는 도리어 예술에 대한 센터의 문화적 이해 부족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라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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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NOTES

  1. 무대의상은 군복이 아닌, 70년대까지 한국 학생들이 많이 착용한 일본 교복인 가쿠란(がくらん)을 창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다.